장고 : 분노의 추적자 (Django Unchained, 2012)

장고 : 분노의 추적자 (Django Unchained, 2012)

제목 : 장고 : 분노의 추적자 (Django Unchained, 2012)

개봉 : 2013.03.21

감독 : 쿠엔틴 타란티노

출연 : 제이미 폭스, 크리스토프 왈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케리 워싱턴, 사무엘 L.잭슨

분노의 로맨티스트 ‘장고’

이 영화는 배경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연도는 1858년. 흑인 노예 제도가 당연시되던 상황을 배경으로 가장 노예제도가 왕성했던 State of Mississippi와 Plantation Candy Land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노예 신분에서 풀려난 '장고'는 노예로 끌려가 강제로 이별 당한 자신의 부인 '브룸 힐다'와의 재회와 자유를, 그를 돕는 '닥터 킹'라는 현상금을 향해 달려간다. '닥터 킹'의 도움을 받으며 그 자신도 냉혹한 현상금 사기꾼이 된다. 몇몇 악당들을 처치하여 돈을 벌게 되고 서부 최고의 총잡이라고 불려도 무색할 정도의 실력을 갖게 된 장고'는 사랑하는 여인을 구하기 위해 지옥의 불구덩이에 뛰어들며 그들의 표적이 된 캔디 랜드라고 하는 미시시피 대농장 소유주 '캘빈 캔디'에게 점차 다가간다. 장르는 낭만적 서부극이라기보단 흑인을 개보다도 못한 존재로 취급하는 미국 국적의 백인들에게 복수하는 일종의 로맨틱한 복수극이 더 어울리는 듯하다. 할리우드 역사상 가장 독창적인 스타일의 감독 중 하나로 꼽히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백인의 전유물인 서부의 영화가 그들을 겨냥하는 하나의 총구로 작용할 줄 누가 알았을까?

Django. D-J-A-N-G-O. The D is silent.

장고의 스토리는 정말 정말 심플하다. '장고'라는 흑인이 사랑하는 부인을 구하기 위해 총잡이가 되며 서부 일대를 누비는 이야기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흑인을 멸시하는 세상 속에서 사랑하는 이를 구하기 위해 이를 악물고 버텨내는 로맨틱함과 '장고'의 멋있는 흑인 소울이 우리의 시선을 우리 마음속 깊이 사로잡는다. 아마도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이렇게나 심플한 스토리라인과 결말을 이렇게 멋지게 만들 수 있다는 것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왜 쿠엔틴 타란티노가 유명한지 알게 될 것이다. 서부영화에 힙합이 나오는데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오락영화라고 하기엔 너무 감각적인 영화다. 아마도 영화가 끝나면 영화 속 주인공 '장고'의 영어 스펠링은 앞에 D가 들어가며, D는 묵음이라는 사실과 장고를 외치는 사운드트랙이 머릿속에 맴돌 것이다. 그리고 이제 다른 모든 영화들이 묵음이 되겠지 싶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다양한 방식으로 강력하게 이야기 사이사이에 양념을 뿌린다. 무엇보다 빠르게 전환되는 장면들의 속도감이나 총의 사운드감은 쌓아두었던 스트레스를 풀게 만드는 강한 힘이 있다. 영화에서 가장 잔인했던 장면들 중엔 "캘빈 캔디"가 좋아하는 게임 만딩고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흑인 노예를 1명씩 데리고 나와 둘이 싸움을 붙여서 한 명이 죽을 때까지 싸우는 게임이다. 이 게임을 보면서 백인의 야만적인 부분과 흑인을 사람이 아닌 소유물로 본다는 것에 다시 한번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리뷰

답답하고 무료한 일상을 즐기고 있을 때 보면 좋은 영화다. 뭔가 스트레스 풀기에 딱 좋은 영화라고 해야 하나. 시원시원하다. 사실 나는 서부극을 좋아하지 않는다. 미국의 역사가 그렇게 흥미롭지도 않고 약간 지루한 느낌이 있는데, 이 영화는 정말 다르다. 미국은 가리고만 싶은 아픈 역사를 화끈하게, 그리고 통쾌하게 그려낸 타란티노식 장고. 특히 나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거침없고 시원시원한 카메라 연출을 사랑한다. 특히 영화의 첫 시작부터 러프하게 카메라를 줌인하는 장면도 너무 좋았다. <킬 빌>도 그렇고, <헤이트풀8>도 그렇고 쿠엔틴 타란티노만의 속 시원한 연출이 삶이 권태롭거나 지루할 때 우리를 구원해 줄 것이라 믿는다. 당장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타이밍의 즐거움과 화려한 사운드트랙을 감상하는 행복을 많은 사람들이 느꼈으면 좋겠다. 일이 잘 안 풀릴 때나 지루할 때면 언제든 장고의 사운드트랙을 들어보면 어떨까? 속이 확 뚫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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