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9. 라이브클럽데이 후기 -이스턴 사이드킥 at 레진코믹스V홀

2016.1.29. 라이브클럽데이 후기 -이스턴 사이드킥 at 레진코믹스V홀

2016년 1월 29일, 12회 라이브클럽데이가 열린 브이홀(레진코믹스V홀).

헤드라이너 '이스턴 사이드킥(Eastern Sidekick)' 의 순서만 남겨놓고 있었다. 고성능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맨 앞에 주루룩 섰다.

스크린이 올라가자 사람들이 왜 DSLR이나 미러리스나 폰카메라나 할 것 없이 다들 렌즈를 치켜드는지 알게 됐다.

이스턴 사이드킥 멤버들 모습이... 드라마나 만화에 나오는 나쁜남자 캐릭터 락밴드 버전. 외모에 음악이 묻히는거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첫 곡은 19금 곡 '차'.

바로 전 순서인 '마틴스미스' 분위기에서 180도 이동한 것 같았다. 무대 위나 아래나.

"여러분을 지켜줄게요" 하는 사랑노랠 듣다가 바로 뒤에 같은 무대에서 "시발 진짜 독한 밤이군" 외치는 소릴 들으니 그 간극이 재밌었다ㅋㅋㅋ

'차'에서는 2nd 기타리스트 류인혁이 높은음을 연주하고 1st 기타리스트 고한결이 낮은음을 연주한다.

영화 '장고:분노의 추적자' 가 떠오르는 곡.

두 번째 곡은 '장사'. 스피드가 엄청났다. 날 가운데에 가둬두고 거대한 강강수월래를 만들어 둥글게 둥글게 도는 것 같았다.

가만히 쳐다보기만 해도 현기증이 나는 듯한. 드럼 때문인지 2nd 기타 때문인지...

그래서 더 재밌어지기 시작했다. 놀이기구 타는 것 같이.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 달린다. 운전할 때 들으면 악셀 끝까지 밟을 것 같은 곡, '장사'

곡 끝나고 기타튜닝 할 때 멘트 없이 기다리는 중엔 일시정지 한 듯 조용했는데, 객석에서 누가 자꾸 멤버들 이름을 불러(질러)댔다.

당연히 멤버들도 들릴 정도였고, 멤버들은 당연히 아무렇지 않게 다음곡을 이어서 했다. 쳐다보거나 대답했으면 더 불러(질러)댔을 것...

'무지개를 위한 싸움' 에서는 관객들이 떼창하는데, 홍대 클럽에서 "덩실! 덩실!" 외치는 걸 들으니 신선했다 ㅋㅋ

이날 무대에서 가장 활발한 퍼포먼스를 보여준 건 2nd 기타리스트 류인혁.

빙글 돌아서 연주하기도, 가운데 드럼 앞으로 가서 연주하기도, 흥에 겨워 뛰면서 연주하기도, 자기 맥주 다 마시고 고한결 맥주 뺏어먹기도 하고...ㅋㅋㅋ

보컬 오주환이 얘기하길, "여기서 단독공연을 했었는데... 와주셔서 감사하구요, 다음 곡 시작하겠습니다."

뭐지???? 노래할 때 그 걸걸한 목소리는...?? 어디갔지??? 립싱크였나??? 이 달달한 목소리는 누구야?? 케쳡먹다가 생크림 먹는 느낌이었다. ...??

신세계 발견.

이어진 곡은 '흥겨운 노래'.

마이크에 오버드라이브를 건 듯, 목을 눌러서 부르는 정도가 아니라 목소리를 아예 왜곡시키는 것 같았다. 가성? 미성? 그게 뭐ㅋ임ㅋ

호응을 유도할 동작이라곤 없었다. 보컬이 소리지르면 관객들이 알아서 환호했다.

오주환은 마이크스탠드 앞에 그냥 서 있는 게 퍼포먼스였다. 드럼 앞에 가서 스틱으로 심벌을 후려치는게... 마초와 옴므파탈 그 사이 어딘가....

그중에서도 인상깊었던 건 눈빛. 시선이 너무 강렬해서 눈에서 레이저 쏘는 것 같았다. (나중에서야 그 이유를 말했지만..)눈 마주치면 나도 모르게 시선을 돌릴 것 같았다.

애앵애앵 하는 기타소리로 시작하는 '낮'. 1st 기타리스트 고한결은 무대에서 곡의 시작과 흐름을 주도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고한결이 어떤 기타리프를 연주할지 쳐다보고 있게 된다. 게다가 전곡 작사&작곡 하는 창조자여...

이날 '저기 목마른 개 왔다 간다'도 들을 수 있었다. 마지막 "월 월 월 월 !" 부분은 없었지만, 앨범 골고루, 열 세곡이나 들을 줄이야...

'이빨과 땀'에 이어 '식은 쇠'까지 거친 음악으로 내달렸다.

'식은 쇠'가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음원에는 없는, 류인혁이 중간에 기타 0 fret? 긁어서 내는 그 소리 때문인지 라이브 버전이 훨씬 듣기 쫀득쫀득해서 좋았다.

밴드 내에 일렉기타를 연주하는 사람이 둘이니, 누가 더 잘치는지 보려 했는데, 비교할 게 못됐다. 둘다 솔로 파트 장난 아니게 치는 걸 보면.

고한결의 기타 바디에 오른팔 닿는 부분이 닳아서 바래있던 걸 봤다.. 그러므로 류인혁 의문의 1승??ㅋㅋㅋㅋㅋㅋ

'화난 수탉'에서 보컬 오주환은 정말로 화난 수탉 그 자체가 되었다. 날뛰는 걸 누가 막아야 할 것 같을 정도로 뿜어져 나오는 그 힘이 대단했다.

'화난 수탉'이 끝나고, "저희 끝났어요" 하는데, 관객들이 멘붕에 빠져 웅성웅성댔다.

1차 봉기. "앵콜! 앵콜! 앵콜!"을 외쳤다. 2차 봉기 "한 곡 더! 한 곡 더!! 한 곡 더 !!!"

"마지막 곡 들려드리고 저희 물러갈게요.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3차 봉기. "세 곡 더! 세 곡 더 ! 세 곡 더!"

"저 많이 아파요"

응????

아. 그러고 보니, 멘트가 적었고.... 다른 멤버들과 달리 술을 안마셨고, 멘트가 적기도 했고..

.....그냥 멘트가 적은 것 말고 없었다. 아프다고 말 안했으면 전혀 몰랐을 것.

앵콜곡은 '다소 낮음'

간주 부분에서 마이크를 객석으로 돌려놓고 드럼 앞에 잠깐 앉아있는 오주환을 보니 정말 아파보였다. 암것도 모르고 세 곡 더 외친 게 좀 미안하기도 했지만.. 난 "One! Two! Three! Four!"를 다같이 외치고, 점프하고 너무 재밌었다ㅋㅋ

초창기엔 더 스트록스 느낌이 들었는데, 최근 앨범(정규 2집 '굴절률')이나, 라이브를 보면 다른 밴드가 안 떠오른다. 그냥 이스턴 사이드킥 음악.

Set List

-차

-장사

-무지개를 위한 싸움

-흥겨운 노래

-낮

-저기 목마른 개 왔다간다

-떡

-흑백만화도시

-이빨과 땀

-식은 쇠

-화난 수탉

-다소 낮음 (Enc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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